본문 바로가기

숨의 끄적거림720

넝쿨을 걷어내고 나온 호박. 곡선과 직선의 균형과 조화가 그립다. 어떤 손길의 도움도 없이 제 각각 자신의 여건과 공간에 맞게 모양을 다듬고 넝쿨을 걷어내고 나온 호박들.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호박. 자연은 이렇듯 아름다운 곡선이다. 문득 '프로쿠르스테스의 침대’가 생각난다. 인간만이 직선을 탐구한다. 직선의 빠름과 단호함 그리고 효율성과 동질성. 인간만이 상품성(이윤)이라는 이름으로 일률적인 모양의 호박을 만든다. 심지어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과 자신에게도. 모든 사람이 이 침대를 하나씩 갖고 있는 듯하다. 안타까운 것은 이 침대가 '과학'이 아닌 주어진 '기준'이라는 것. 더 안타까운 것은 그 기준이 자신의 기준이라 착각하고 산다는 것. 타인의 기준에 맞추어 살아가는 삶...... 노예의 삶? 곡선과 직선의 균형과 조화. 요즘 횡행하는 직선의 힘을 우려하는 마.. 2015. 8. 31.
소소한 시골 생활의 기쁨 시골 생활이 주는 소소한 즐거움이 많치만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육신의 일거리를 정기적으로 제공해 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기쁨~~. 하고 싶지 않다고 안할 수 없는 일들. 몸을 움직이다 보면 서울 사무실 책상에 앉아 소화안된다고 고민하던 것들이 얼마나 잡스런 것인지 금방 확인하게 된다. 그 중 하나가 여름 동안 함께 지냈던 온갖 풀들과 호박 덩쿨 등등이 이젠 머물 수 없다하여 안밖으로 풀뽑고 청소하고 치우는 일~~. 그동안 주말에 잠자고 쉬기 바빴지만 오랜만에 뒷마당도 가보고 묵묵히 흘린 땀의 3시간. ㅎ 낼도 그만큼의 일 거리가 남았다. 이제 옥수수와 깻잎, 고추, 토마토 그리고 남은 호박덩쿨을 걷어내고 배추심을 준비. 사실 오늘 결혼한 조카 식구들이 집에 온다하여 시작한 손님 맞이 대청소 ~~ 그.. 2015. 8. 29.
'나를 잃지 않는 일~'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 것', 지치고 힘든 여정일 수록 놓지 말아야할 기도이자, 항상 노력하며 깨달아 가야할 덕목인 듯 싶다.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것이 그나마 미숙하고 부족하기만 한 나를 잃지 않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진 : 간사학교, 지리산 불일계곡. 2015. 8. 19. 2015. 8. 26.
귀를 여는 아침. 분노와 질투는 나를 보지 못하게 하는 독. 간사학교로 들어 와 있는 지리산 피아골 향토원. 아침 소리에 잠을 깨고 창밖의 푸르름과 여유에 눈을 씻으며 온갖 소리에 귀를 열어봅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갖는 시간. 친구들과 일주일을 하루처럼 지내며 담게된 무거움과 즐거움을 밖의 세상에 맡겨봅니다. 오늘은 참가자들이 읽고 싶었던 책들을 발표하고 메시지를 담은 선물로 교환하는 소프트한 독서토론회 시간. 다들 아침부터 조용함으로 커피와 책 그리고 공간의 여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아침 성서 묵상에 욥을 보게 됩니다. "미련한 사람은 자기의 분노때문에 죽고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의 질투 때문에 죽는다." (욥 5:2) 815 아침. 통일한국이 분노와 질투에서 벗어나 아시아와 지구시민사회의 평화의 징검다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내 자신의 영혼에서 나오는 분노.. 2015. 8. 15.
YMCA 생명평화운동연구총서 한 집단에서 책을 만드는 일은 그 집단의 정신을 발굴하고 찾아가는 일이다. 그것은 과거의 얼굴을 찾는 일일뿐만 아니라 미래의 얼굴을 그리는 일이기도 하다. 연맹 활동 9년동안 간사학교 이름으로 생명평화운동의 구상으로 그리고 평화페다고지로 책을 발간해왔다. 지난 해에는 연맹 100주년으로 문서와 도서를 발간하고 올해 상반기에는 그동안의 자료들을 영역별로 모아 책자를 기획했다. 뒷면에 그동안 발간한 도서와 자료 목록을 찾아볼 수 있도록 첨부했다. 수십 종으로 꽤나 되는 듯하다. 이번에 발간된 도서는 6월 연찬회를 목표로 기획했던 것이다. 메르스로 인해 연찬회가 취소된 것이 아쉽고 너무나 큰 타격이다. 그래도 할 일이라 생각하고 발간했다. 하반기에는 Y운동의 주요한 7~8개 분야에서 집단으로 새로 연구한 글들.. 2015. 8. 7.
보이지 않는 것을 믿음으로 상상하며 현실로 만들어가는 그 용기를 잃지 않기만을 기도합니다. 개인 주점부리로 만든 페북 페이지 친구 수가 299에서 멈췄다가 집에서 놀던 막내에 의해 300이 되었어요. 아무 의미없는 수에 불과하지만 그것을 깨주는 사람이 누굴까 가끔은 궁금하기도 했답니다. 궂이 아홉수 뭐 이런 것도 생각해보고요. 오늘 찌는 무더위에 아홉수 하나 넘었습니다. ㅎ 한국Y연맹에 다시 온지 올해가 9년차. 서울로 다시 올 때 두 자리는 채우고 새로운 일을 해도 한다 생각했는데 이제 어느덧 두 자리를 앞에 두고 있습니다. 길은 같았지만 엉덩이 무겁게 축이랄까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 가지 못했던 것에 대한 반성이었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 생각했던 어린 시절도 있었고, 참 짐을 많이 쌌던 것 같습니다. 같이 했던 친구들을 내 생각과 달리 떠나 보내기도 했던 아픔도 있었습니다. 그런 것이 .. 2015. 8. 3.
YMCA, 평화 바이러스 제작소 서광선(세계YMCA연맹 전 회장, 이화여대 명예교수) “그 날이 오면, 주의 성전이 서 있는 주의 산이 산들 가운데서 가장 높이 솟아서, 모든 언덕을 아래로 내려다 보며, 우뚝 설 것이다. 민족들이 구름처럼 그리로 몰려올 것이다. 민족마다 오면서 이르기를 "자, 가자. 우리 모두 주의 산으로 올라가자. 야곱의 하나님이 계신 성전으로 어서 올라가자. 주께서 우리에게 주의 길을 가르치실 것이니, 주께서 가르치시는 길을 따르자" 할 것이다. 율법이 시온에서 나오며, 주의 말씀이 예루살렘에서 나온다. 주께서 민족들 사이의 분쟁을 판결하시고, 원근 각처에 있는 열강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실 것이니, 나라마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나라와 나라가 칼을 들고 서로를 치지 않을 것이며, .. 2015. 7. 31.
새로운 결기와 길을 찾아 이야기를 나눌수록 내가 딛고 있는 토대가 얼마나 허약하고 깨지기 쉬운지, 어떻게 허물어져가고 있는지를 보는 것은 섬뜩한 일이다. 긴 인생의 호흡에서 매듭을 풀며 과거에서 길을 발견하고, 미래에서 빛을 찾고자 하나 지친 가슴을 달래기는 쉽지 않다. 마치 마주 선 절벽을 타고 넘을 것을지 돌아갈 것인지 결정해야하는 숨막힘과 함께. 지금 그리고 앞으로 남은 시간을 헤아리며 결기를 다시 세울 것인지 아니면 놓을 것인지 또한 쉽지 않다. 메시아를 대망하며 모든 책임을 돌리는 허약함에 빠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집단의 지혜와 활기가 살아있음을 믿으며 새로운 결기와 길을 찾아 본다. 2015. 7. 1.
오늘이 아닌 내일을 위해~~ 우연찮게 이 밤을 광운대 앞에서 헤매다 집을 찾아 갑니다. 의정부에서 시작한 늦은 일정에 대중교통에 대한 막연한 믿음이 낳은 어려움이랄까.. 덕분에 이 밤 거리를 눈요기하며 다시 정신을 추스려 봅니다. 오늘 또 우리의 우물은 무엇인가, 지역과 동성애의 질문에서 생각해 봅니다 그래도 오늘, 10년 후 내가 아닌 후배와 일하는 모임을 위해 무엇을 할까.. 술 한자락 나눔이 기도만큼 감사했습니다. 쉽지 않네요... 2015. 7. 1.
21세기 소돔과 고모라 "못된 생각" "못난 대통령" "대통령의 배신" 뒤집혀야할 것은 새누리의 쇼가 아니라 야당과 시민들이어야 하지 않을까? 야당이 있다면... 주민세, 담배세 다 올리면서 서민 증세 안된다고 말하는 바보들의 합창에 보고만 있어야 하고 대통령의 한마디가 헌법과 상관없이 법이 되는 희한한 군주의 천국에서 이를 찬양하는 이들의 비굴함과 비열한 폭력성을 대면하면서도 그 감성에 적응하며 잔뜩 겁을 먹고 있는 내가 무섭다. 어찌될지. 무슨 말로 살아갈지. 온갖 탈법, 비리 의혹에도 불구하고 목을 꼿꼿히 세우고 큰 소리치는 이 세상에서 눈뜬 장님이 되어 버린 나. 21세기 소돔과 고모라를 보는 것 같다. 어디로 가는 걸까? 발칵 뒤집힌 새누리당…“못난 대통령” 개탄도 http://m.hani.co.kr/arti/poli.. 2015. 6.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