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의 끄적거림/숨543 하나의 아름다운 집을 만들기 위해서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 몸도 몸이지만 일 조절이 안된다. 나쁜 일만 아니라면 해서는 안될 일이 없지만 일에 몰려도 너무 몰린다. 일의 우선 순위와 체계, 흐름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하는 일들이 서로 엮어야 그나마 맛이 나는 것이라서 하나가 빠지면 다른 수고가 빛을 잃는 형국이다. 서로가 소금이고 간장이고 된장이다. 서로의 품과 모양과 역할이 다르지만 어울려야 맛이난다. 어느 하나 소홀히할 수 없다. 그렇듯 서로 다른 역할의 일들이 잘 조화롭게 진행돼야한다. 하나의 아름다운 집을 만들기 위해서는 각자의 조건과 처지에서 받쳐주는 기둥이 있듯 지금의 일들이 서로를 견디고 받쳐줌으로써 아름다운 집을 만들 수 있는 그런 것들이기만을 빌어본다.2013년 1월 17일 2013. 1. 26. 가끔은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가끔은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일이 엉키고 혼잡하며 판단 이전에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 시기에는 특히 그러하다. 이보전진을 위하 잠깐의 쉼. 한 호흡의 쉼이 두 걸음을 가능케하는 힘이다. 이제 점차 이것을 깨달아 간다. 밀물처럼 거대한 파도처럼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힘도 썰물이 있기에 가능하고 비극의 파토스도 희극의 쉼과 여유가 있기에 가능하다. 오늘 밤, 발 걸음을 잠시 멈추고 익숙한 공간에서 혼자 시간을 붙잡고 있다. 사무실을 나오며 힘들게 고생하는 친구들이 그립고, 이 시간에도 온통 비전에 마음이 사로잡혀 있을 동지들이 그립다. 뜻을 같이한다는 것. 참 위대하고 힘든 일이다. 그런 친구들이 인생의 스승이고 길이고 힘이다. 올해 큰 도전들이 많은 시기다. 누구와 그 파도를 어떻게 만들고 또 넘어갈지.. 2013. 1. 26.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며 즐길 줄 아는 사람.- 거칠 것 없는 자유로움과 원숙한 영혼의 소유자. 3.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며 즐길 줄 아는 사람. - 거칠 것 없는 자유로움과 원숙한 영혼의 소유자. 나 안의 틀에 갖혀 세상의 이치와 진퇴에 대한 분별력이 약하고 이로 인해 소리가 크고 말이 많고 여백의 공간이 협소할 수 밖에 없으며 상처받기 쉬운 사람. 이게 대략 2012년, 스스로 생각해보는 이윤희인 것 같다. 40대 후반을 바라보며 50대를 준비하는 이윤희로서는 너무나 아프고 힘든 이야기다. 이제 더 크고 맑은 영혼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 사람에 대한 인연도 참 그렇다. 그동안 사람에 대해 소중히 생각한다하면서도 철저히 나 중심은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유치한 질문과 답변을 해본다. '내가 고민하고 가슴에 담고 있는 사람이 세상에 몇명이나 될까?', '내가 꼭 하고 싶은 일들, 내 가슴을 뜨겁.. 2013. 1. 26. 세상의 이치와 진퇴를 아는 분별력과 들고 남이 분명한 사람 2. 세상의 이치와 진퇴를 아는 분별력과 들고 남이 분명한 사람 올해 마지막을 잡고 있는 말 중의 하나가 '분별력'이고 '들고 남이 분명하자'는 말이다. 그동안 막연히 가졌던 말들이지만 지금 내 가슴에 살아 팔팔 뛰고 있다. 돌아보면 나를 규정하고 나를 견디며 살아오게 한 것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말이었다. 어떤 정형화된 틀에 얽매여 살아가는 것에 거부감을 갖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나를 견디고 살아갈 수 있는 분별력을 갖게 하는 것, 가치는 무엇일까'를 최우선에 두고 살아온 것 같다. 물론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과 그렇게 살아왔다는 것은 다른 문제이지만. 그러나 그것은 나 안의 문제로, 다른 그 무엇보다도 나만의 고백의 언어로 고민되고 따라서 다른 사람이나 집단과의 관계에서는 대단히 취약하기만.. 2013. 1. 26. '소리가 큰 사람'과 '울림이 있는 사람, 삶' 1. '소리가 큰 사람'과 '울림이 있는 사람, 삶' 그래도 한해가 마무리되는 시간들이라 그런지 한해동안 이런 저런 일들이 기억된다. 올 한해가 특별히 유난스럽다. 좋은 일도 좋은 사람을 만나는 기억도 또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었던 기억도.. 어제 철원에서 오는 버스 안 혼자만의 시간이 참으로 좋았다. 청주에서 공주까지 조치원과 연기를 들리고 세종을 거쳐 오는 버스는 지루할 정도로 오랜 시간이었다. 휴대폰 배터리도 방전돼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이 참으로 무료하게 만들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캄캄한 차안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고, 밤새워 함께 이야기 나눴던 친구들의 목소리와 며칠 사이에 가졌던 마음들이 하나씩 명료하게 떠올랐다. 참 쉽지 않은 세상이다. 후회.. 2013. 1. 26. 철원에서 불꺼진 4층 건물에 혼자 누워 있다. 친구하고 두런두런 이야기하다 친구를 집에 보내고, 작업하려다 보니 눈도 지치고 와이파이도 안되고 에라 모르겠다 ~~. 참 고요하고 적막하다. 창문 틈으로 벽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칼같다. 그래도 좋다. 벽을 타고 오는 찬바람이 싫지 않고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듯한 고요함과 적막함도 오히려 나의 정신을 맑게 하는 듯하다. 오늘 하루에만 두번째 찾아 온 완벽히 비어 있는 시간과 공간. 좋다. 이 자체가 좋다. 무엇에 관여하지도, 관심하지 않아도 되는 비어있는 여백의 시간. 잠깐의 시간이지만 다른 무엇으로 표현하기보다 '그냥 좋다~'가 지금이다. 무엇인가 채워짐으로 갖는 좋음이 아니라 오히려 아무 것도 없는 비어 있음이 좋다. 온 몸의 세포가 아무 긴장없이 늘어진 듯 자.. 2013. 1. 26. 수치심을 잃어버린 공동체는 자신 뿐만 아니라 뭇 생명을 죽이는 칼이 될 것입니다. 내 뒤에 만들어지는 그림자를 볼 수 있는 성찰의 지혜가 필요할 때. 이제 시쳇 말이 되어버린 '운동'을 나는 '수원지'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맑고 깊고 고요하지만, 그 어떤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 큰 강줄기를 형성하는 수원지. 그리고 그 강 줄기에 맑은 물을 제공함으로써 온 생명의 생명수를 공급해주는 수원지. 많은 사람들이 큰 강줄기만을 바라볼 때에도, 사람들이 찾아들지 않는 어느 숲 깊은 골짜기 한 가운데에 풍성한 나무와 새들의 집을 만들어 웅크리고 있으면서도, 외롭다 하지 않고 큰 강에 배을 띄우는 힘의 원천. 그것이 수원지이고, 운동이 수원지라 생각한 이유입니다. 운동이 수원지처럼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라 생각했습니다. 맑고 고요하고 깊으면서도 그 안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강으로, 바다로 흘러가는 힘. 누구에게도 과시하지 않으나 가뭄과 같은 그 어떤 어.. 2012. 5. 13. 강풀 만화읽기 '이웃 사람' : '만약 그 때'는 '바로 지금' 강풀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듣기도 하고 가끔 트윗을 통해 그의 자유분방함을 엿보기도했지만, 그의 만화를 직접 보기는 처음이다. 딸이 빌려온 '이웃사람'. 참 엽기적이면서도 가슴에 짠하게 남는 여운. 직접적이지 않으면서도 파문을 만드는 잔돌들. 만화 그 자체에 빠지지 않고 객관화된 시각으로 요모조모를 분석하게 하는 구성, 어린 시절 배운 브레히트의 작품같다고나 할까! 참 좋네요. 딸들과 같은 책을 보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 주고 남는 여운을 바람과 즐길 수 있는 여백도 만들 수 있어서. '만약 그 때'라는 질문을 통해 시간을 재구성해보며 지금과 어떤 차이가 있을지를 보여주는 것을 통해 한 발자국 더 나갔다면 또 다른 현실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참 좋았답니다. 강요나 설교가 아닌.. 2011. 10. 15. 다시 해학과 풍자를 찾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7시 약속을 앞두고 하루 일과를 정리하면서 풍자와 해학을 생각해봤습니다. 하루종일, 사무실을 찾아 오는 친구들과 대화하거나 컴 앞에 앉아서 이런 저런 일들을 처리하고 어깨가 뻐긋한 찰라 집어 든 한겨레 장봉군님의 만평. "내가 내 이름으로 뭐 하는 것 봤어?", 투명인간이라는 이야기가 있네요. 피로가 확~~~ 사라지네요. 요즘 사회 흐름을 보면 참으로 여유가 없는 것 같아요. 급속한 압축성장에 따른 후유증인지, 지금의 몸뚱아리를 최소한 유지하기 위해 허리띠를 풀어서는 안된다고 강요하는 자본의 경쟁논리에 시달려서 그런지 뒤를 돌아보는 여유와 성찰의 문화는 대단히 협소한 것 같습니다. 진보라 말하는 이들도, 보수라 말하는 이들도, 새로운 대안사회를 말하는 이들도 경계의 담벼락에서 편가르기 곡예만이 난무하는 .. 2011. 10. 11. 비단잉어 '코이' 이야기. 꿈의 크기에 따라 인생의 크기도 달라진다. '코이'라는 비단 잉어가 있답니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라는 경희대 교수님이 쓴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인데요, 이 친구는 사는 공간에 따라 크기가 다르다고 합니다. 신기한 이야기입니다.작은 어항에 살면 5cm에서 8cm 밖에 자라지 못하지만, 커다란 수족관이나 연못에 넣어두면 15~25cm, 강물에 방류하면 90~120cm까지 성장한다고 합니다. 일본의 엔도 슈사쿠라는 소설가의 이라는 회고록에 나오는 이야기랍니다. 엔도 슈사쿠는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여러차례 올랐던 인물로 '코이'라는 비단잉어를 예로 들면서 "큰 꿈을 품은 사람은 미래에 큰 사람이 되고 작은 꿈을 품으면 작은 사람이 된다. 명심하라. 꿈의 크기가 사람의 크기이고 또 인생의 크기이자 미래의크기이다."라.. 2011. 10. 11. 이전 1 ··· 48 49 50 51 52 53 54 55 다음